영화

전쟁이라는 거대한 비극 앞에서도 인간성을 잃지 않으려는 몸부림

E무비 2026. 1. 9.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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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하루한가지 E-Movie입니다. 전쟁이라는 극한의 상황, 우리는 흔히 비장한 영웅이나 처절한 비극을 떠올립니다. 하지만 포탄이 빗발치는 전장 한복판에서 수술용 메스를 들고 농담을 던지며 골프를 치는 군의관들이 있다면 어떨까요? 오늘은 1970년 개봉하여 전쟁 영화의 문법을 완전히 뒤집어 놓은, 로버트 알트만 감독의 걸작 매시(MASH)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이동 외과 병원, 삶과 죽음의 효율성

영화의 배경은 한국 전쟁 당시 미군 이동 외과 병원(Mobile Army Surgical Hospital)입니다. 이곳은 통상적인 군대의 규율이나 애국심과는 거리가 먼 공간처럼 묘사됩니다. 경제학적인 관점에서 볼 때, 전쟁은 자원을 파괴하고 비효율을 극대화하는 행위입니다. 반면 병원은 '생명'이라는 자원을 살리기 위해 가장 효율적으로 움직여야 하는 곳이죠. 영화 매시는 이 두 가지 상반된 가치가 충돌하는 지점에서 발생하는 아이러니를 날카롭게 포착합니다.

 

주인공 호크아이와 트래퍼는 군대라는 거대한 관료주의 시스템 속에서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저항합니다. 겉보기에는 무책임한 난봉꾼처럼 보이지만, 수술실 안에서만큼은 누구보다 유능하고 진지합니다. 관객들은 이들의 이중적인 모습을 통해 '시스템의 부조리' 속에서 개인이 정신적 온전함을 지키기 위해 치러야 하는 비용에 대해 생각하게 됩니다.

 

웃음이라는 가장 비싼 방어기제

많은 관객들이 이 영화를 보며 "전쟁 영화가 이렇게 웃겨도 되나?"라는 딜레마에 빠지곤 합니다. 하지만 매시의 유머는 단순한 코미디가 아닙니다. 매일같이 쏟아져 들어오는 부상병들과 죽음을 목격해야 하는 의료진에게 웃음은 미치지 않기 위한 생존 수단이자, 가장 강력한 방어기제입니다. 통상적으로 극도의 스트레스 상황에서 인간은 현실을 비틀어 해학적으로 받아들임으로써 심리적 붕괴를 막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영화를 처음 접했을 때, 엉망진창으로 겹쳐 들리는 대사(Overlapping Dialogue) 때문에 당황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 혼란스러운 소음이야말로 정돈되지 않은 전쟁터의 현실을 청각적으로 체험하게 하는 장치였습니다. 그 소란 속에서 피어나는 블랙 코미디는 전쟁의 참혹함을 역설적으로 더욱 강조하는 효과를 낳습니다.

반전(反戰) 메시지의 새로운 접근

대부분의 전쟁 영화가 '전투'를 통해 반전을 이야기한다면, 매시는 '일상의 파괴'와 '권위의 조롱'을 통해 평화를 이야기합니다. 영화 속 군의관들은 계급을 무시하고, 상관을 골탕 먹이며, 엄숙주의를 타파합니다. 이는 국가가 강요하는 명분보다 개인의 삶과 쾌락, 그리고 생명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온몸으로 보여주는 행위입니다.

 

이 영화가 1970년에 개봉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당시 미국은 베트남 전쟁의 늪에 빠져 있었고, 대중은 매시가 보여주는 한국 전쟁의 상황을 베트남전의 은유로 받아들였습니다. 시대가 변해도 전쟁의 본질과 그 속에서 소모되는 개인의 비극은 반복된다는 점에서, 이 영화는 5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유효한 메시지를 던집니다.

영화 기본 정보
감독 로버트 알트만 (Robert Altman)
개봉년도 1970년
장르 블랙 코미디, 전쟁, 드라마
주요 수상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아카데미 각색상

매시는 전쟁이라는 거대한 비극 앞에서도 인간성을 잃지 않으려는 몸부림을 가장 유쾌하고도 서늘하게 그려낸 수작입니다. ★★★★☆ (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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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포스팅은 개인적인 관람 후기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영화의 저작권은 해당 제작사에 있습니다. 이 글은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투자 및 실행에 대한 책임은 개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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