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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영화 속 100만 달러가 지금은 껌값? 명목소득과 실질소득의 비밀

by E무비 2025. 11.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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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100만 달러가 지금은 껌값? 명목소득과 실질소득의 비밀

안녕하세요. 하루한가지 E-Movie입니다.

여러분이 기억하는 가장 우스꽝스러운 악당은 누구인가요? 저는 영화 <오스틴 파워>의 '닥터 이블'이 떠오릅니다. 수십 년간 냉동 상태에 있다가 깨어난 그는 전 세계를 위협하며 UN에 거창한 요구를 하죠. 바로 "100만 달러(약 13억 원)를 내놓아라!"였습니다. 하지만 그 말을 들은 전 세계 정상들은 공포에 떨기는커녕 박장대소를 터뜨립니다. 그가 잠들어 있던 1960년대에는 100만 달러가 천문학적인 금액이었지만, 1990년대에는 그저 그런 큰 돈에 불과했기 때문이죠.

 

이 장면은 오늘 우리가 이야기할 주제를 관통하는 아주 훌륭한 예시입니다. 왜 같은 숫자의 돈인데 가치는 달라졌을까요? 통장에 찍히는 숫자와 내가 실제로 느기는 부유함의 차이, 바로 명목소득실질소득의 숨겨진 진실을 영화 이야기를 통해 풀어보겠습니다.

 

통장에 찍힌 숫자의 함정과 명목소득의 화려함

영화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를 보셨나요? 주인공 조던 벨포트는 오직 돈이라는 숫자를 늘리기 위해 미친 듯이 달립니다. 그에게 중요한 것은 연봉이 얼마인지, 수수료가 얼마인지 찍히는 그 '금액' 자체입니다. 경제학에서는 이를 명목소득이라고 부릅니다. 화폐 단위로 표시된 소득 그 자체를 말하죠.

 

쉽게 말해, 여러분이 회사와 연봉 계약서에 서명할 때 적혀 있는 그 숫자가 바로 명목소득입니다. 예를 들어, 10년 전 제 월급이 200만 원이었고 지금 300만 원이라면, 저의 명목소득은 분명히 50% 증가했습니다. 숫자상으로는 분명히 부자가 된 것 같습니다. 영화 속 주인공들이 흩날리는 돈다발을 보며 환호하는 것처럼, 우리는 일단 이 숫자가 커지면 기쁨을 느낍니다.

 

하지만 여기에는 치명적인 함정이 숨어 있습니다. 만약 월급이라는 숫자는 올랐는데, 우리가 사 먹는 팝콘 가격이 두 배, 세 배로 뛰었다면 어떨까요? 숫자는 커졌지만, 그 숫자로 할 수 있는 일은 오히려 줄어들 수도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단순히 통장의 숫자만 보고 안심해서는 안 되는 이유입니다.

영화 인타임으로 알아보는 실질소득의 잔혹한 현실

명목소득의 허상을 가장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영화는 단연 앤드류 니콜 감독의 <인 타임(In Time)>입니다. 이 영화에서는 '시간'이 곧 '화폐'입니다. 사람들은 팔목에 남은 시간을 가지고 커피를 사고, 버스를 탑니다.

 

영화 속 빈민가에서는 끔찍한 인플레이션이 발생합니다. 어제는 커피 한 잔에 3분이었는데, 오늘은 4분이 됩니다. 주인공의 엄마는 평소처럼 버스를 타려는데 요금이 1시간에서 2시간으로 올랐다는 말을 듣습니다. 그녀가 가진 명목소득(남은 시간)은 그대로였지만, 물가(시간 비용)가 오르는 바람에 그녀의 실질소득은 급격히 하락했습니다. 결국 그녀는 버스를 타지 못하고 비극을 맞이하게 되죠.

 

"커피값이 어제는 3분이었는데 오늘은 4분이라고?"
- 영화 <인 타임> 중에서

실질소득은 명목소득을 물가 수준으로 나눈 것입니다. 즉, 내 월급으로 실제로 햄버거를 몇 개 사 먹을 수 있는지, 영화를 몇 편 볼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진짜 구매력'을 의미합니다. 영화 속 세상처럼 물가가 폭등하면, 내 팔목에 적힌 시간이 아무리 많아도(명목소득 유지), 삶은 급격히 팍팍해집니다(실질소득 하락). 이것이 바로 우리가 체감 경기가 좋지 않다고 느끼는 근본적인 원인입니다.

내 월급만 빼고 다 오르는 구매력의 비밀

저의 개인적인 경험을 조금 보태보자면, 제가 처음 영화관 아르바이트를 시작했을 때를 기억합니다. 당시 시급은 5천 원 정도였고, 영화 티켓 가격은 조조할인을 받으면 4~5천 원, 주말 프라임 시간대도 8천 원에서 9천 원 수준이었습니다. 아르바이트 2시간을 하면 팝콘 콤보까지 넉넉하게 사 먹을 수 있었죠.

 

지금은 어떤가요? 제 명목소득은 그때보다 훨씬 높아졌습니다. 통장에 찍히는 숫자는 분명 두 배 이상 늘었죠. 하지만 지금 영화관에 가면 티켓값은 1만 5천 원에 육박합니다. 팝콘 가격은 말할 것도 없고요. "월급 빼고 다 오른다"라는 직장인들의 푸념은 단순한 불평이 아닙니다. 명목소득의 상승 속도가 물가 상승 속도를 따라잡지 못해, 실질소득이 제자리걸음이거나 오히려 뒷걸음질 치고 있다는 경제학적 팩트인 것입니다.

 

경제학자 어빙 피셔는 이를 '화폐 환상(Money Illusion)'이라고 불렀습니다. 화폐의 실질적인 가치 변화는 인식하지 못하고, 명목상의 화폐 액수에만 반응하는 현상을 말하죠. 우리는 연봉이 5% 올랐다고 좋아하지만, 물가가 7% 올랐다면 사실상 임금 삭감을 당한 것과 다름없습니다. 영화 속 닥터 이블이 100만 달러에 집착했던 것처럼, 우리도 숫자에 갇혀 진짜 가치를 놓치고 있는 건 아닐까요?

 

숫자가 커진다고 지갑이 두꺼워지는 것은 아닙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얼마를 버느냐'가 아니라 '그 돈으로 무엇을, 얼마나 살 수 있느냐'입니다. 앞으로 경제 뉴스를 보실 때 단순히 "국민 소득 3만 달러 달성"이라는 헤드라인에만 주목하기보다, 물가 상승률을 뺀 실질적인 삶의 질이 어떻게 변했는지 꼼꼼히 따져보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영화는 끝이 나면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지만, 우리 삶의 경제 활동은 계속되니까요.

명목소득 vs 실질소득 한눈에 보기

구분 명목소득 (Nominal Income) 실질소득 (Real Income)
정의 화폐 단위로 표시된 소득 그 자체 물가 변동을 반영한 실제 구매력
특징 통장에 찍히는 숫자 실제로 살 수 있는 물건의 양
영화 속 비유 닥터 이블의 '100만 달러' (숫자) '인 타임'의 커피값 (가치)
체감 월급이 오르면 기분 좋음 (화폐 환상) 물가가 오르면 삶이 팍팍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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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블로그의 글은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전문적인 투자 권유나 재정적 조언이 아닙니다. 모든 경제적 판단의 책임은 개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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